연패의 기록을 끊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경험 많은 프로 선수라고 해도 정체의 늪에 빠져 도무지 승점을 올릴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는 회복하기 힘든 법이죠.

더구나 다소 오합지졸이라 할 수 있는 로스터로 꾸민 신생팀이라면 이 난관은 더욱 극복하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이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광저우 차지는 스테이지 2의 3주 차에 접어들며 오버워치 리그 사상 가장 긴 연패 기간이라는 신기록을 세울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간신히 항저우 스파크를 상대로 전장 두 개를 차지하며 최악의 위기를 피했고, 나아가 그 주 후반에는 애틀랜타 레인 전에서 고전 끝에 스테이지 첫 승리를 차지했지만 말입니다.

주장인 "Chara" 김정연은 이 승리로 크게 안도했습니다. 끝을 모를 것 같던 연패의 늪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간 팀이 성장을 이루고 정신적으로 강해졌다는 징조인 것 같습니다.

그는 "선수들도 코치들도 [연패가 이어져서] 무척 힘들었지만, 계속 회의를 하고 논의를 하면서 서로 질문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함께 나누면서 노력했거든요. 저희는 항상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서로 다짐합니다.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스스로 응원하면서 힘을 내왔고, 그 덕분에 연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었던 거죠."라고 말합니다.

Chara는 올해 겨우 스무 살인데 광저우 차지 로스터에서는 최연장자에 속합니다. 차지팀의 평균 연령은 약 18세거든요. 덕분에 Chara는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 특히 그가 "동생들"이라 부르는 한국인 선수들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작 본인은 팀에 대한 자신의 기여도를 크게 내세우지 않습니다. 팀원들의 정신력이 강해진 것도 선수들이 그동안 쌓아온 상호존중의 공으로 돌립니다.

그는 "제가 주장이긴 하지만, 별로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아요. 그냥 어쩌다 보니 제가 제일 연장자라서 다른 선수들이 제 말을 좀 더 잘 들어주는 것뿐이죠. 리더로서 딱히 힘든 점도 없어요. 제일 중요한 건 선수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존중하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서로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어린 선수들이 대다수인 신생 로스터를 진두지휘한다는 데에는 그 나름의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르겠지만, Chara는 참고로 삼을 만한 프로 선수로서의 경험을 제법 쌓은 선수입니다. 2017년 초 한국의 Meta Bellum 팀 소속으로 프로 게이머로서 데뷔한 뒤 당시 한국에서 가장 명망 높은 오버워치 토너먼트 대회였던 OGN APEX에서 두 시즌 동안 예선전을 통과하며 팀을 이끈 기록이 있죠. 이 팀은 결국 APEX 시즌 4 본선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다시 강등되고 말았습니다.

APEX에서는 아주 바람직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Meta Bellum은 Chara의 끈기 있는 리더십으로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 1과 2에서 반등에 성공해 2년 연속으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Chara는 Meta Bellum의 주장이자 오더 전담으로 2년간 뛰다가 같은 팀 소속이던 "Happy" 이정우, "Rio" 오승표 및 "Rise" 이원재와 함께 광저우 차지로 이적했습니다.

Chara의 이전 주장 경력 덕분에 광저우 차지에서 본격적으로 주장 역할을 맡기 전에도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그는 지금도 사실 팀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저희 팀은 다국적이라서 중국어, 영어와 한국어를 쓰는 선수들이 모두 있어요. 지금은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동안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면서 언어를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해 왔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스테이지 1 플레이오프에서 아깝게 탈락한 광저우 차지로서 연패는 특히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겠지만, Chara는 이것이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확고한 목표에 집중하고, 지름길을 택하기보다 기본부터 시작해 성공적인 팀을 천천히 구축하고자 합니다.

그는 "물론 좋은 성적을 내고 게임 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기본 토대와 저희 팀만의 문화를 만들고, 소통 면에서 더 신경을 쓰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쪽에 더 중점적으로 노력하려고 하고요. 그래야 나중에 더 나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Chara가 일밖에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오버워치 리그에 합류함으로써 다른 나라에 살아볼 기회를 얻었는데, 이것은 그가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인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저는 여행을 하면서 여러 곳을 돌아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오버워치 리그에 온 후로 적응도 잘했고, 아주 즐겁게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광저우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두 번째 기회를 놓치게 될 테지만, Chara가 보기에 이번 연패 기록은 오히려 뜻밖의 좋은 기회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Chara는 새 친구를 많이 만났으면 한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안타깝게도 팀의 주요 활동지와 바쁜 일정 탓에 새 친구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답니다.

그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서 노력도 해봤지만, 숙소 위치 때문에 동네 사람들밖에 만날 사람도 없고 아직까지 나가서 본격적으로 시내 구경도 못 해봤어요. 휴가나 휴식기 때 제대로 놀면서 새 친구를 많이 사귀려고 기대하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친구를 만나고 싶은지도 콕 집어 설명해줍니다. "오버워치 리그 사람들 말고, 프로 게이머 말고요. 일반인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제 연패를 탈출해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도 덜었고, 고대해온 휴가도 머지않았습니다. Chara는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이번 시즌의 남은 절반에는 광저우 차지를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끌기로 결심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리그에서 상위권 팀 지원가 선수들은 굉장히 유명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대표적인 지원가 선수들이라고 할 때, 제 이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